창업
서울라이프, 디자이너계의 YG 꿈꾼다
연세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우수기업(4) ㈜동동 이형노 대표,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서울라이프' 운영
이형노 ㈜동동 대표에게 사실 전자상거래 무역 쪽은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일본 시장을 뚫기 위해 사용한 전략은 무작정 콜드 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판로를 개척했다.
이 대표는 "'일본에 한국의 패션을 알리고 싶다'며 메일을 보냈는데 이를 본 야마토재팬 한국지사장이 '서울라이프(SEOUL LIFE)'가 어떤 브랜드인지 궁금해서 우리 사무실을 직접 찾아왔다"며 "지난 3월 야마토재팬과 항공 특송 물류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또 얼마 전 일본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쿠텐의 한국 담당자가 찾아와 '패션 쪽 판매 채널을 늘리고 싶다면 언제든 연락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동동은 현재 국내 디자이너와 쇼핑몰 상품을 일본에 판매하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서울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디자이너 브랜드 7개, 쇼핑몰 5개 등 총 12개가 입점해 있다.
새로운 브랜드와 계약을 맺을 때도 이 대표의 '무모함'은 계속된다. 한 번은 쇼핑몰에 연락을 해도 담당자를 바꿔주지 않아 직접 찾아간 일도 있다. 지문인식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사무실에서 직원 한 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 들어간다. 이후 마케팅 부서나 대표실을 찾아가 열심히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이 대표는 "가끔 '미친놈' 소리도 듣고 문전박대도 당했지만 이를 통해 시드(Seed)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성대학교 의류패션산업학과를 다니면서 동대문에서 의류도매업을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자라, 입생로랑, 지오다노 등의 브랜드를 거쳐 고객관리, 기획·마케팅 경력까지 쌓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안정적인 삶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그가 2015년 돌연 창업을 시작한 데는 '결정권'이 크게 자리했다. 이 대표는 "회사를 다니면서 늘 느꼈던 부족함이 하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사람과 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동대문 의류소매업과 온라인 소비자를 연결하는 O2O 서비스인 '동동'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동' 앱은 '2015 대한민국 창업리그'의 서울대표로 본선에 진출하는 등 인정받은 창업 아이템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 대표는 "동대문 상인들은 스타트업이 아닌 거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가진 대기업을 필요로 했다"며 "규모의 경제를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법인으로 전환한 후 '동동몰'이라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을 만들어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한화에서 지원하는 GEP(Global Expansion Program)에 선정돼 6개월 동안 네크워킹 등 현지화 작업을 통해 법인까지 설립했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는 "객단가가 전혀 맞지 않았다"며 "해외 시장 진출은 한류콘텐츠가 아니라 내수시장의 소비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서울라이프'를 국내 디자이너들의 제품 생산, 프로모션, 판매를 비롯한 디자이너 육성 및 재투자까지 담당하는 올인원 서비스로 진화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미션"이라며 "디자이너계의 YG엔터테인먼트가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동동은 현재 연세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창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학의 창업지원단이 보유한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도움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uCAN'이라는 기업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해 경영대 학생들에게 해외 시장 개척에 관한 신선한 인사이트를 꾸준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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