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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식 단국대 교수, 모발보다 100배 얇고 질긴 초미세 섬유 개발

"먹장어 점액서 영감"...고속 3D 프린팅 기술 활용

엄원식 단국대 고분자시스템공학부 교수./사진제공=단국대
엄원식 단국대 고분자시스템공학부 교수./사진제공=단국대
단국대학교는 최근 엄원식 고분자시스템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먹장어(일명 꼼장어) 점액의 섬유질 구조를 모사해 머리카락보다 100배 얇고 질긴 초미세 섬유를 고속 3D 프린팅 기술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3D 프린팅 기술로는 동물의 털보다 얇은 16μm(마이크론) 이하의 섬유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섬유가 16μm 이하로 얇아지면 표면 장력으로 쉽게 끊어지고, 제작 속도가 느려진다.

먹장어 점액의 섬유질 구조에 영감을 받은 엄 교수팀은 미국 일리노이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홍익대 등과 함께 1.5μm(머리카락 굵기의 약 1/100배) 직경의 초미세 섬유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먹장어는 외부의 위협을 받으면 많은 양의 점액을 뿜어낸다. 점액은 단순한 젤이 아니라 섬유질 실타래로 가득 차 강하고 질긴 섬유질로 변해 먹장어를 보호한다.

연구팀은 먹장어 점액의 초미세 섬유질 실타래 구조를 모사하기 위해 기존 3D 프린팅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초미세 섬유의 프린팅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3D 프린팅의 적층제조 기술이 아니라 섬유공학에서 활용하는 습식방사 원리인 '용매교환'(Solvent Exchange)을 도입해 하이드로젤 내부에서 인쇄된 잉크가 즉시 굳도록 설계했다.

해당 기술은 1.5μm 직경의 초미세 섬유를 빠르게 인쇄한다. 다수의 노즐을 병렬로 인쇄하기 때문에 인쇄 속도를 50만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 또 5MPa(메가파스칼)의 부드러운 고무부터 3500MPa의 플라스틱까지 다양한 탄성 계수를 가진 열가소성 고분자 재료에도 적용 가능하다.

엄 교수는 "기존 3D 프린팅 기술의 한계를 넘어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방식으로 초미세 섬유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의료용 최소 침습 약물 전달 장치, 로봇 촉각 센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Fast 3D printing of fine, continuous, and soft fibers via embedded solvent exchange'(용매 교환을 통한 미세하고 연속적인 연질 섬유의 빠른 3D 프린팅)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14.7)에 게재됐다.
하이드로젤 내부에 3D 프린팅된 먹장어 모사 섬유 구조체./사진제공=단국대
하이드로젤 내부에 3D 프린팅된 먹장어 모사 섬유 구조체./사진제공=단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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