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최저임금 올랐는데...알바 채용이 하늘에 별따기

최저임금 인상 후 대학생들 카페·편의점 알바 선호 반면 고깃집 등 식당가는 외면, 이 자리를 외국인이 대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20대 젊은 아르바이트(이하 알바)생이 고깃집 등 힘든 직종을 기피해 그 자리를 외국인 알바생이 대체하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한 번화가에 위치한 고깃집,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도스톤(29)씨와 중국 동포 김여명(41)씨가 구슬땀을 흘리며 서빙을 하고 있다.

소통이 부자연스러운 외국인 알바생 채용은 비단 이 고깃집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대 식당가에서 20대 우리나라 알바생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최저임금이 오르자 젊은 알바생들이 카페, 피시방, 편의점 등 편한 곳을 선호하고 힘든 직종에서 일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20대 젊은 아르바이트(이하 알바)생이 고깃집 등 힘든 직종을 기피해 그 자리를 외국인 알바생이 대체하고 있다. 서울 종로 한 고깃집에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이 일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20대 젊은 아르바이트(이하 알바)생이 고깃집 등 힘든 직종을 기피해 그 자리를 외국인 알바생이 대체하고 있다. 서울 종로 한 고깃집에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이 일하고 있다.
식당 대표 김모(51)씨는 "원래 고깃집 알바가 옷에 냄새 배고, 일의 강도가 다른 곳보다 힘들기 때문에 시급을 더 챙겨준다"며 "그러나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경영 상태를 감안하면 시급을 다른 가게보다 더 올리기에 부담스러워 예전처럼 알바생을 구하기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어렵게 알바생을 구해도 2~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비일비재다"며 "알바생으로 중국 동포를 선호하고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워 최근에는 우즈벡 등 동유럽에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도스톤 씨는 "건설현장직으로 일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는데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일자리가 구하기가 힘들다"며 "건설현장보다 수입은 적지만, 돈을 벌기 위해 고깃집 서빙일을 시작했다. 의사소통이 가장 어렵긴 하지만, 눈치껏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 원종동 소재 한 카페에서 대학생 알바생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부천 원종동 소재 한 카페에서 대학생 알바생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최근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남녀 대학생 1261명 대상으로 '학기 중 알바계획과 선호하는 알바 직종'에 대한 설문 결과,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알바 직종은 카페·바리스타(31.9%)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근로장학생(21.9%), 편의점 알바(17.8%), 이벤트·행사스텝(12.8%), 패밀리레스토랑 알바(11.1%), 사무직 알바(11.0%) 순이다.

이처럼 알바생 사이에서 일이 쉽고 편한 카페나 편의점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같은 서비스직이라도 상대적으로 노동의 강도가 높은 고깃집, 곱창집 등 식당과 주점은 꺼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대부분의 알바 시급이 비슷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한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알바 구직 공고 50여 곳 이상을 비교한 결과 프랜차이즈 주점 '봉OOO' 최소 7600원부터 9000원까지, 타 일반주점도 8000원부터 야간시간은 11000원까지 다양했으며, 일반 카페의 경우 최저시급인 7530원부터 경력 또는 업종에 따라 8500~9500원 수준으로 별차이 없었다.

대학생 박모(23·한국외국어대 재학 중) 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근로 시간이 줄었기 때문에 예전처럼 한 가지 알바로 생활비 유지가 어려워졌다"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동의 강도가 약한 알바 두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취업 준비생 김모(28) 씨는 "이전에는 호프집이나 고깃집 같이 시급이 센 알바를 선호했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얘기가 달라졌다"며 "시급이 비슷해지면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커피전문점이나 스터디 카페 위주로 알바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SNS 공유하기 페이스북트위터
목록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