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이대생, 김활란 초대총장 친일행적 알린다

이화여대 학생들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설치, 학교 측은 '불허'

이화여대 학생들이 지난 13일 오후 김활란 초대총장 동상 앞에 그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팻말을 설치하고 제막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화여대 재학생으로 구성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세우기 프로젝트 기획단'은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캠패인을 통해 1022명으로부터 100만 원 성금을 모아 팻말을 제작했다.

팻말에는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김 초대총장의 대표적 친일행적과 발언, 팻말 제작 모금에 참여한 이화인 명단 등이 담겼다.


기획단은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이화를 바란다"며 "친일의 역사를 기리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고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부끄럽다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침묵으로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지난달 23일 기획단에 규정상 이유로 알림팻말 설치를 불허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후 학생 요청으로 지난 8일 기획단 및 이화여대 총학생회와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한 이화여대 관계자가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기획단에 따르면 학교 측은 '사실이지만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취지로 학생들을 설득하며 '알림팻말 설치가 규정상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제막식에서 학교 측의 특별한 제지는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설치물을 영구적으로 설치할 때는 교내 건물 명칭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기획단이 그런 절차를 따르지 않아 불허한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 초대총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징병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커다란 감격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웃음으로 내 아들이나 남편을 전장으로 보낼 각오를 가져야 한다"는 등 강연 등을 통해 학도병과 징용, 위안부 참여 등을 독려하고, 학생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이러한 친일행각으로 김 초대총장은 지난 2008년 친일인명사전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됐다.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총장 동상 앞에 친일행적 알림팻말이 설치됐다.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총장 동상 앞에 친일행적 알림팻말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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