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코딩교육의 이점과 한계점, 그리고 준비

동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김현아

최근 전 세계적으로 IT산업이 부흥하면서 소프트웨어 관련 지식이 선택이 아닌 필수 지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영국, 인도, 이스라엘에서는 어린 나이 때부터 코딩교육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오는 2018년부터는 초·중·고교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와 함께 강남에는 '코딩유치원'이 생기기는 등 소프트웨어 교육 붐이 일어날 전망이다. 

어린이 코딩교육은 먼저 알고리즘 원리를 배우고 학습자가 문제에 대한 알고리즘을 직접 설계하며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교육이다. 

한 예로 어린 학습자에게 "슈퍼마켓에서 두부와 우유를, 떡집에서 가래떡을,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사와라"고 심부름(Input data)을 시켰을 때 알고리즘을 배운 학생이라면 슈퍼마켓, 떡집, 약국 위치를 고려해 거리순으로 방문 순서를 정하거나 물건의 무게를 고려해 가장 가벼운 순으로 가게에 방문할 것이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또 다른 방식이 있는지, 예외 상황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자신만의 최적의 방식을 채택한다. 그리고 그 최적의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완성하고 결과(output data)를 도출해 낸다.

이런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학습자가 스스로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을 키워 문제를 마구잡이식이 아닌 순서와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고, 그 근거를 세울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은 수학, 논술 등 다른 교과 과목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학습 성취 및 효율성도 증대할 수 있다.

나의 모교에서는 고등학생 1, 2학년 컴퓨터 교육시간에 다른 인문계 고등학교와는 달리 블록으로 로봇을 만들고(1학년 과정) 이 로봇을 작동하기 위한 방법으로 C언어 계열 언어를 사용해 알고리즘을 짜는 등 코딩교육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많은 학생이 '로봇'이라는 주제에 대해 신기해하고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사전 지식도 없고, 흥미를 끌만 한 감각적 자료도 없이 처음부터 책으로만 C언어를 배우면서 점점 흥미를 잃고 왜 배우는지 의문을 품는 학생들이 생겼다. 

학생들에게 너무 생소한 교과목일 때는 다른 과목보다 더 급격하게 과목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거나 심하면 거부감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이었다.

특히 흥미를 끌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고등학생보다 어린이들에게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코딩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목표의식을 분명히 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학생들 교육 시 교재만 이용하기보다는 연령층이 낮을수록 직접 만질 수 있는 알고리즘 블록이나 학습자가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등 감각적인 교구 자료(일의 순서가 적혀있는 블록, 스크래치 프로그램 등)를 이용해 코딩이란 어려운 것이 아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분야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또 목표 의식을 갖기 위해 교사는 매시간 학습 목표를 설명하고 이에 따른 목적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정하고 이를 설명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점점 증가하는 전문 교육 인력 수요에 맞춰 일반 교사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겠다고는 하지만 단 몇 개월의 교육으로 어떻게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지식을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어설프게 배운 교사로부터 배운 소프트웨어 지식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전문 지식은 있지만 교직 이수를 하지 않은 일반 전공자(컴퓨터공학 또는 정보통신 공학 전공자)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장기적인 방법으로는 대학에 컴퓨터 교육 관련 학과 및 컴퓨터교육대학원 개설 증진과 정원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2~4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므로 방과 후 학교나 외부 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전공자를 위한 교육학 프로그램 개설·증진해야 하며, 일반 교사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할 때는 단순히 몇 개월로 교육을 끝내는 것이 아닌 심화 내용을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여러 과정에 걸친 커리큘럼을 제공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전면적으로 실행되기 전, 전문교사를 양성함과 동시에 컴퓨터실, 기자재 문제를 해결하는 등 발 빠른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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