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생활

그릴몬스터 "레시피 몽땅 베꼈다" 주장...'원조 시비' 법정 공방

지난해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포항 덮죽집이 각고의 노력 끝에 덮죽을 개발했지만, 같은해 10월 한 요식업체가 '덮죽'으로 상표를 출원하고 강남에서 프랜차이즈 '덮죽덮죽'을 운영해 메뉴 도용 논란이 일었다.

롯데제과도 오리온 '초코파이'와 제품명이 같은 '초코파이', 빙그레 '메로나'와 비슷한 '멜로니아', 해태제과 '누가바'와 유사한 '누크바' 등을 출시하면서 맛과 제품 명칭·구성을 모방했다는 이유로 법적 분쟁까지 치렀다.

이처럼 메뉴, 레시피 등에 대한 '원조 시비'는 요식업계에서 사라지지 않는 난제다. 
그릴몬스터 차민정 대표
그릴몬스터 차민정 대표
"가맹점을 약속하고 지인에게 공들여 개발한 수제 샌드위치 레시피를 전수했습니다. 그러나 한 마디 상의 없이 업체명을 바꿨고, 이에 함께 할 수 없다고 한 지 고작 20일 뒤 거의 동일한 제품을 팔더군요. 그 당시 느꼈던 배신감은 잊을 수 없습니다"

수제 샌드위치 전문점 '그릴몬스터' 차민정 대표는 직접 개발한 레시피와 메뉴를 A사가 모방했다고 주장하면서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다.

그릴몬스터는 지난 2017년 모짜렐라·체다·크림 치즈와 스위트콘을 일정 비율로 혼합한 '믹스콘치즈'와 이에 각종 토핑을 곁들인 '냉동 치아바타 그릴드치즈샌드위치'를 선보였다. 이 메뉴는 뛰어난 맛은 물론 간편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편리성 덕분에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그릴몬스터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그릴몬스터의 주력제품과 유사한 A사가 등장하면서 1년 넘게 '원조 전쟁'으로 다투고 있다. 발단은 차 대표가 그릴몬스터 가맹점 론칭을 조건으로 지인에게 레시피를 알려준 것이 화근이었다.

차민정 대표를 직접 만나 법적 분쟁을 비롯한 그릴몬스터 창업과정을 들어본다. 

Q. 최근 그릴몬스터가 A사와 법적 분쟁까지 결심한 이유와 배경이 궁금하다.

차 대표는 "A사 설립자는 오랫동안 친분을 이어온 지인으로, '그릴몬스터' 브랜드를 알리는데 뜻을 모았다. 그래서 그릴몬스터 주력상품의 토핑 및 재료부터 수급처, 소스 배합 비율, 포장·보관 방법, 판매처에 이르기까지 제품 전반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전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제품개발 교육을 받은 후 '그릴몬스터 가맹점' 을 운영하던 지인은 이듬해 A사로 업체명을 몰래 바꿨다. 이 부분에 항의하자 A사는 문제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A사에게 함께 할 수 없다고 통보한 지 약 20일 만에 우리 제품과 유사한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현재 A사는 온라인 시장에서 이 제품을 직접 개발한 '원조 기업'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차 대표는 법적 분쟁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A사가 우리 레시피를 베낀 사실을 확인했을 때 개인적으로 연락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자신이 직접 개발했으니 억울하면 고소하라'면서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했다. 이는 민·형사상 소송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릴몬스터의 '수제 치아바타 그릴드치즈샌드위치'
그릴몬스터의 '수제 치아바타 그릴드치즈샌드위치'

Q.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받은 불이익이 있다면. 그리고 경험자로서 가맹점 사업을 준비 중인 요식업체에 조언한다면.


(차민정 대표) : 후발주자들이 선점한 소셜마켓에 진입할 경우 유사한 제품으로 평가돼 입점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매출 감소는 물론 다른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똑같은 상황에 부딪혀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이를 감안, 가맹점 확장 사업을 고민하거나 준비하는 업체라면 레시피 교육에 앞서 조리법을 발설하지 않고 가맹 계약 해지 후 일정 기간 내에 레시피를 모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이외에도 계약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반드시 구하는 등 보호장치를 충분히 마련한 뒤에 가맹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Q. 그릴몬스터의 주력상품 소개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차민정 대표) : 그릴몬스터의 대표제품은 자연산 100% 모짜렐라·체다·크림 치즈와 스위트콘이 혼합된 '믹스콘치즈'다. 식빵은 물론 매콤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치즈토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카페·베이커리 등 50여 곳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수제 냉동 치아바타 그릴드치즈샌드위치'는 '믹스콘치즈'와 각종 토핑이 포함돼 맛은 물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장점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소비자들의 만족도와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다.

올해 출시한 '피자샌드위치키트'는 2세 이상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이다. 피자와 샌드위치를 모두 만들 수 있고 토핑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입점한 아이디어스와 자넷라이브의 라이브방송 등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제품 개발도 진행 중인 만큼 그릴몬스터 제품에 대해 많은 관심 바란다.


또한 그릴몬스터는 샌드위치 OEM 제조업체로 주문을 받아 제품을 납품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릴드치즈샌드위치를 알리기 위한 레시피 교육도 전개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커피숍 등)에게 도움을 주고자 샌드위치 레시피 교육을 무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그릴몬스터의 믹스콘치즈와 그릴드치즈샌드위치
그릴몬스터의 믹스콘치즈와 그릴드치즈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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