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정보공개법, 경제적 이해관계 수단으로 변질 막아야

황의택 경영학 박사 "대학과 공공기관을 겨냥한 정보공개법 악용사례 해결을 위해 합리적 방법 모색"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 및 관리하는 정보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 참여와 운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제정된 법이다. 공공기관에는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대학도 포함된다.


그런데 여러해 전부터 정보공개청구권자 중 일부 신생 인터넷 매체들이 법의 맹점을 악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목적으로 권리 행사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대학와 지자체 등 사회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예를 들면 3~5년 기간동안 사용된 홍보비 내역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보공개 청구권자 중 평소 공공기관과 유대관계가 전혀없는 언론매체도 있다는 점, 공개될 경우 기존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언론사와의 관계가 어긋날 수 있고 나아가 언론사간 경쟁까지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 등이다.

 
이에 대해 공공기관들은 청구된 정보공개 내용이 그 양이 방대함에 따라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에 대한 우려, 청구권자가 언론사라는 특성상, 비공개로 대응할 시 악의적인 보도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소위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일정 금액의 광고비를 주는 조건으로 청구권자와 협의해 정보공개를 취하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생명부지의 언론사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법의 허점을 악용하고, 대학 등 공공기관을 길들이려 한다'며 볼멘 소리를 낸다.


정보공개청구권자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함에도 공공기관이 행정력 낭비 등을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하거나 오히려 광고 협찬 등으로 무마시키려 한다고 항변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 정보공개법은 '정보공개청구권자의 정당한 청구권'과 '법의 허점을 악용한 청구권자의 경제적 이득 획득'이라는 주장의 충돌을 발생시킨다. 이를 통해 본의아니게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허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보공개법이 경제적 이해관계로 변질되거나 악용되지 않으려면 손질이 필요하다. '정보공개를 조건으로 한 금품 등 거래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어떨까?


우선 정보공개청구권자가 정보공개 청구를 취하 또는 변경을 조건으로 영업상, 경제적 이해관계를 위한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알권리만을 추구한다면 공공기관이 광고 협찬 등으로 무마하려 해도, 절대로 이를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공공기관도 정보공개 청구를 취하 또는 변경을 목적으로 청구권자에게 영업 및 경제적 이득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법 위반시 정보공개청구권자와 공공기관 모두에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해 위법행위를 제재하면 된다.


쉽게 말해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정보공개청구권자와 공공기관 모두 경제적 거래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정보공개법 본래의 취지를 보다 명확하게 구현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공공기관은 정보 공개를 하기 어렵다면 합당한 사유를 들어 비공개 하거나, 행정심판 등 제도적인 대응을 하면 된다. 청구권자도 마찬가지로 법에 보장된 제도를 활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된다.


어찌보면 공공기관은 적당한 금액의 광고비를 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보다 쉽고 '안전한 거래'라 생각할 수 있다.

 

급한 불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이 지속된다면, '정보공개법=광고 거래 수단'이란 병폐의 고착화로 사회적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현행 정보공개법으로 인해 대학 등 공공기관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과 정부도 귀를 기울이고 합리적 해법 모색에 동참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정보공개법을 둘러싼 소모적인 갈등이 대학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SNS 공유하기 페이스북트위터
목록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