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시니어 vs 청년, 창업 어느 쪽이 유리할까

청년 창업자 대부분, 정부의존에 쏠려..경험 부족으로 실패 많지만, 중장년 창업자는 경험으로 견뎌

정부는 최근 3년간 국내 창업 활성화를 위해 100조 원을 예산을 쏟는다. 특히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한 청년취업난의 대안 중 하나를 청년 창업 활성화로 꼽았다. 청년 창업의 경우 5년간 법인·소득세를 면제하거나 청년을 위한 창업지원 기관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창업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지만, 내수시장이 작은 국내 창업 성과는 참혹하다. 국내 창업기업 5년 생존율을 보면 창업붐 먼저 일어난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20대 청년 창업자의 생존율은 매우 낮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창업하는 주요 연령층이 40대와 50대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 신생 창업기업 87만 6414개 가운데 대표자 연령이 40대인 기업은 30.3%(26만 5562개), 50대는 25.8%(22만 5927개)에 이른다. 30대는 22.3%(19만5768개), 20대 이하는 6.6%(5만7953개)였다. 창업기업 5년 생존율 역시 40대, 50대가 대표자인 기업이 30% 안팎을 기록해 20대 이하(16.2%)보다 더 높다.

수치에서 보듯 청년 창업자보다 시니어 창업자가 창업 시장에서 우세함을 보인다.
이대 앞 청년창업 거리에 입주한 22개의 청년몰이 80%이상 문을 닫았다
이대 앞 청년창업 거리에 입주한 22개의 청년몰이 80%이상 문을 닫았다

수도권 대학에서 창업동아리 활동을 시작으로 창업 유망주가 된 대학생 김모(26)씨가 불편한 진실을 말했다.

김 대표는 "청년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만 있을 뿐, 이를 구체화할 인프라가 사실상 전무하다"며 "이 때문에 창업을 지원하는 대학, 지자체 등에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지원의 단점은 보여주기식 성과에 우리를 병풍으로 쓰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물론 창업교육, 판로개척, 시제품 제작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지원으로 창업을 구체화하는 것은 맞지만, 대다수의 창업지원 기관이 창업의 본질보다는 가시적인 성과에 쏠려 있는 점이 아쉽다"며 "이 과정에서 취업으로 전향하는 청년 창업자가 다수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런 구조를 악용해 취업에 필요한 창업 경력을 만들기 위한 진정성 없는 창업도 많다고 그는 귀띔했다.

전국 창업경진대회에서 주목 받던 청년창업가 이모(29)씨도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다 판로개척에서 가로 막혔다. 플랫폼은 완성했지만, 이를 수익 창출로 연결한 고리를 만드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 대표는 "창업 구체화 과정에서 주목은 받았지만, 이는 희망고문이었다. 청년 창업자에게 판로개척을 위한 창업 시장은 너무 냉정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시니어 창업도 같은 맥락이지만, 창업의 어려움을 연륜과 그동안 만든 인적·물적 인프라로 극복하는 경향이 짙다.

D사 길 대표는 2년의 연구 끝에 벨크로 소재를 가발에 접목해 창업에 도전했다. 그의 창업 성공의 비결은 15년 동안 가발 업계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내공이었다. L사 윤대표도 렌트업계 25년 근무로 쌓인 인프라로 창업 2년 만에 대규모 투자유치, 매출액 증대, 대기업과 업무 제휴 등을 이끌면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이들 대표들은 시니어 창업의 강점을 "창업에서 경험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또한 생계형 창업에서 비롯된 간절함과 연륜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수원세대융합캠퍼스 최봉욱 센터장은 "청년보다 시니어 창업자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고 통계수치도 이를 방증한다"며 "우리 창업기관은 이름처럼 세대융합형 창업지원을 펼친다. 열정과 아이디어가 살아있는 청년과 기술 등 노하우가 있는 중장년이 힘을 모아 창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업 지원기관이 청년 창업자에게 돈보다 가치를 심어주고, 창업 실패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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