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청년창업 실패..기술중심 학생-교수 협업 모델 필요

홍철기 서강비즈니스센터장 인터뷰(서강대학교 스타트업 연계전공 주임교수)

창업국가 국면에 들어선 우리나라가 유독 청년창업이 약하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스타트업의 창업 3년 이후 생존률은 38%이며, 기술창업 성공률은 5%에 불과하다. 특히 30세 미만의 청년 창업의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15.9%에 불과했다.
홍철기 서강비즈니스센터장
홍철기 서강비즈니스센터장
홍철기 서강비즈니스센터장(서강대 스타트업 연계전공 주임교수)은 기술창업 성공률 제고를 위해 대학 실험실 창업을 활성화하고,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과 교수 간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학생은 창업, 교수는 연구개발에 집중..학생과 교수가 협업하다

지난 1997년 IMF 사태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정부가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1990년대 말 벤처 창업 붐이 일었다. 또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벤처 창업을 할 경우에는 교수 겸직이 허용되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교수 창업의 바람이 불었다.

당시 창업에 뛰어든 교수들은 대학이 보유한 연구시설을 활용해 신제품을 연구·개발하며 소위 '실험실 창업기업'이라 불리는 벤처기업을 운영했다. 연구 성과에 기반해 원천 기술을 보유한 교수들이지만, 본업인 '연구·교육'과 '창업' 사이에서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는 한계를 맞이했다. 교수와 경영자로서 역할에 대한 부담과 업무 집중도 등으로 실험실 창업기업은 사양길로 향했다.

홍 센터장은 "교수는 발행 논문 편수, 연구사업 수주 건수 등으로 성과를 평가받을 뿐 교수 창업 시 인센티브나 실적 면에서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많다"며 "겸직 기간을 늘리거나 휴직 기간을 인정하는 등 교원창업 제도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그는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교수가 직접 창업에 나서기보다는 본업인 교육과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연구실을 졸업한 석·박사 학생 중 창업 희망자가 이 연구기술을 활용해 창업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연구실이 보유한 우수 기술을 바탕으로 학생은 창업의 주체가 되고 교수는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을 통해 창업기업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도록 뒷받침한다. 여기서 교수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기술이전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거나 지분 참여를 통해 함께 상생하는 구조다.

그는 이런 창업의 성공사례로 (주)브이엠에스솔루션스를 꼽았다. 카이스트 학부 1호 창업 벤처기업인 (주)브이엠에스솔루션스는 산업용 소프트웨어(가상제조시스템·VMS) 개발공급업체로 지난 2000년 당시 카이스트 최병규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 설립했다. 가상제조시스템 기술개발 중요성과 비전을 인정받아 건실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전체 직원의 10% 해당되는 5명이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이다.

홍 센터장은 "교수는 기술이전을 통해 창업기업 주주가 될 수 있으며, 실험실 선후배들이 창업기업 동료 및 연구원으로 참여할 수 있어 고급 인력확보가 용이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며 "또 창업기업은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교수와 유대관계를 이어가며 창업을 지속하는 강점도 가진다"고 설명했다.

◆사업화자금 지원, 전문가 멘토링, 마케팅 등으로 입주기업 창업역량 극대화
홍철기 서강비즈니스센터장
홍철기 서강비즈니스센터장
홍철기 센터장은 서강대학교 창업지원단이 운영하는 '서강비즈니스센터(서강BI)'와 마포구청과 연계해 지원하는 '마포비즈플라자', '마포비즈니스센터(마포BI)'를 이끌고 있다.

이들 창업보육센터는 서강대와 마포구가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한 맞춤형 창업지원을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한다. 현재 서강BI에는 15개 창업기업, 마포비즈플라자는 1인 창조기업 20개와 시니어 기술창업 15개, 마포비즈니센터에는 20개 창업기업이 입주했다.

입주기업들은 각 센터 창업매니저의 수시 상담, 경영·세무·회계 컨설팅, 창업교육 및 전문가 멘토링, 시제품개발 지원,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서강대 창업지원단은 'SIGN-UP'을 모토로 입주기업을 위한 창업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서강BI의 차별화 프로그램으로 'S-LINE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정부정책에 따라 사업계획서를 집중 교육하는 '리더스 포럼', 투자와 네트워크를 동시에 강화하는 '투자 브릿지', 8주간 창업교육, 멘토링, 실습을 겸하는 '스타트업서바이벌' 등 창업에 유익한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가들의 창업 역량 강화를 돕고 있다.

홍 센터장은 "스타트업에게 창업초기 가장 필요한 부분은 창업교육 외에도 자금 확보가 중요하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창업자금 지원 사업을 유치해 입주기업에게 투자 재원을 공급하는 등 창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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