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청년들, '최저임금 인상 패싱' 알바로 몰려

모닝콜, SNS홍보, 구매 대행 등 신종알바 성행…고소득 위한 불법 밀수 가담도

장기화된 취업난과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위협한다. 이 가운데 편의점, 카페, 주유소 등 시급제 알바가 아닌 이른바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미치지 않는 신종알바로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6.4% 인상돼 시급은 7530원이다.


◆단기간에 고소득을 얻을 수 있는 알바 선호

'오빠, 발기찬(?) 하루 보내세요!',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오전 6시에 기상해 목을 가다듬고 외설적인 멘트로 4통의 전화를 돌린 후 하루를 시작한다. 정해진 시간에 전화해 상대방을 깨워주는 모닝콜 알바다. 전화 한 통에 천 원선이며 한 달에 3만 원, 10명이면 30만 원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노래나 욕설 등을 추가하면 돈을 더 받을 수 있다. 단점은 유쾌함을 넘어 성적 모욕감을 주는 언행을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것.

청년의 새로운 소통 창구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가 확산하면서 이를 활용한 체험형 광고대행 알바도 등장했다. 유저가 제품을 무료로 받아쓰고 후기 등을 올려 홍보하는 방식이다. 알바 조건은 다수의 팔로워를 보유한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다. 화장품 등 뷰티제품과 다이어트 보조제품, 성형 등이 인기 분야다.

학기 중에는 대리출석 알바도 만연하다. 대학교 강의실에서 출석을 부를 때 대답만 하면 된다. 1회 만 원선에서 거래되며 필기까지 하면 2만 원이다.

업체를 홍보하고 소개하는 리뷰슈머 알바도 인기다. 업체 홍보나 소개글을 작성해 블로그, SNS 등에 게시하는 일로, 시·공간 제약 없는 재택 근무가 가능하다. 작성글을 통해 고객 유입 시 1명당 수수료 8천 원을 받는다. 국민희망일자리진흥원 사업으로 사전에 이론과 실무강의, 온라인 강좌를 수료해야 하며, 8만 8천 원이라는 수강료가 함정이다. 이 비용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대학생들 사이 주말에는 결혼식 하객알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 주말에는 결혼식 하객알바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결혼식 하객알바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주말 알바다. 예복을 갖추고 결혼식 1시간 30분간 신랑·신부측 친구로 참석하며 2만 원을 받는다.

스마트폰 어플을 활용한 배달업계가 성장하면서 배달 대행 알바도 성행하고 있다. 배달원은 스마트폰을 통해 배차를 받고 음식을 목적지로 배달하면 되고, 시급 1만 2천 원~1만 5천 원 선. 그러나 원동기 면허가 필수다.

헬스장 미녀 알바도 편하게 돈을 번다. 근무 조건으로 육감적인 몸매는 필수며, 의상은 야할수록 좋다. 근무자는 무료로 헬스장에서 하루 두 시간 운동만 하면 되며, 시급은 1만 원 선.

고객이 원하는 특정상품을 구매하는 줄서기 알바도 인기다. 한정판매 상품 구매 또는 제품 출시일 구매를 원하는 얼리어답터가 알바생을 고용해 대신 줄을 서고 상품을 구매하도록 한다. 대게 5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을 책정하며 5시간 미만의 경우 시급 1만 5천 원, 5시간 이상은 1만 2천 원선에서 거래한다.

◆더 많은 수익을 원한다면, 불법으로 뛰어들다

대학교 학생증으로 돈을 번다(?). 경기도권 대학생 김모(21)양은 학생증을 수차례 분실과 발급을 반복했다. 여대생 키스방, 오피스텔 업주에게 학생증을 판매하는 것이다. 가격은 학벌, 외모에 따라 다르며, 평균 10~30만 원 선에 거래된다. 업소측은 윤락여성에게 학생증을 제공, 고객에게 학생증을 보여주고 웃돈 받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또한 단기간 고소득과 해외여행이 동반된 알바도 있다. 최모(28·여)씨는 1년에 2~3차례 걸쳐 금괴 운반 알바를 하고 있다. 관세 회피를 목적으로 금괴를 밀수하는 조직은 운반을 조건으로 1박 2일 해외(일본) 항공권과 숙박료를 제공하며 수고비 100여만 원을 지급한다.

보안검색대 통과 ▷공항 내부 조직원에게 금괴 건네받기 ▷주머니, 속옷 등에 은닉 후 비행기 탑승 ▷일본 현지 조직원에게 전달하면 끝이다. 쉬워보이지만 엄연한 관세법 위반으로 적발시 형사처벌 대상이다.

중국시장에 한국 화장품, 전자기기 등을 택배로 보내는 '보부상' 알바도 성행한다. 실제 취재를 통해 만난 많은 중국 유학생들은 '보부상 알바'를 통한 한달 수입이 최저 2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까지 이른다.

보부상 알바는 소규모 배송 또는 개인 해외 택배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업자등록 없이 암암리에 개인간 직거래로 방식이어서 불법소지가 있다.

서울권 대학에 유학 중인 중국 유학생 A(25·여)씨는 "한류열풍으로 중국에는 S사 휴대폰 등 전자제품, 다수의 한국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현지에 짝퉁제품이 많아 한국에서 구입한 인증사진과 보증서를 동봉해 보내는 것이 필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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