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리트(Leet)'를 마친 로스쿨 준비생에게 건네는 황금 사과

이호연 비아유리스 대표가 전하는 로스쿨 공략 꿀팁

찰나의 긴장감.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부터 전쟁은 시작됐다. 상대는 나를 향해 비수같은 질문을 쏟아낸다.

"왜 이곳을 지원하게 됐죠?", "당신이 이곳을 와야만 하는 이유는 뭔가요?"

가슴 속에선 쿵쾅거림은 계속된다. 하지만 긴장하지 말지어다. 애써 태연한 척, 나는 그들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문을 연다.

인생은 모든 과정이 쉽지 않다. 의문과 고뇌의 연속이다. 수많은 생각 속에서 우리는 선택하고 또 도전한다. 도전자들이 즐비한 이곳을 우리는 경쟁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 경쟁의 한 중심에 서있는 이곳을 우리는 '입시(入試)'라고 부른다.

지원자는 모두 대학졸업생. 학부에 대한 제한이 없는 탓에 수년 전부터 준비한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경쟁이 다른 어느 시험보다 더 심하다. 대한민국 로스쿨(law school) 입시가 특별하고 치열한 이유다.
이호연 비아유리스 대표
이호연 비아유리스 대표

이호연 비아유리스(http://m.blog.naver.com/viajuris) 대표는 "법학적성시험(LEET) 이후 로스쿨 입시 성패를 당락 짓는 건 자기소개서와 면접"이라며 "로스쿨 학교들은 각각의 특징들이 존재한다. 요구하는 사항도 다르다. 맞춤식 지원 전략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한다.

일반 자기소개서와 달리 로스쿨 자기소개서도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일반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백과사전식의 활동을 주로 기술합니다. 하지만 로스쿨 자소서는 전혀 다릅니다. 자신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지를 나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인물이다'를 보여주는 게 아닌 '내가 어떤 걸 하고 싶은 인물인지'를 보여줘야 하는 거죠"

이 대표는 자소서 작성에 필수 요소로 세 가지를 강조했다. △어떤 계기로 로스쿨을 지원하게 됐는지를 말하는 '구체성', △그 관심을 어떤 방식으로 발전시켜 왔는지를 밝히는 '지속성', △자신의 목표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진실성'이다.

그는 "전공 적합성을 제시하는 자기 소개서도 시작과 끝이 완벽하게 존재하는 유형이 중요하다며 기승전결 구조를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한다.

"시작과 끝이 분명해야 합니다. 로스쿨에 대한 관심이 시작이라면, 역량을 쌓아나가고 노력하는 과정과 이후 미래에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느냐로 이어져야 하는 거죠"

전략적인 접근과 피해야 하는 지양점에 대한 구분도 필요하다. 이 대표는 "로스쿨은 직업으로 이어지는 연장선에 있지만 이를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며 "직업에 대한 목표가 아닌 학문적 포부에 무게를 기울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한다.

면접은 자기소개서와는 전혀 다른 또 다른 관문이다. 말과 말로 경쟁하는 구조인데다 채점과 방식에 대한 규정이 없다. 더구나 미래의 변호사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소양이 논리적인 사고와 말하기다. 그래서 면접은 준비없이 승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 대표는 핵심을 '리걸마인드(Legal mind)'라고 강조한다. 법적 사고, 법적 사고력, 법률적 사고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 쟁점에 대한 균형있는 판단을 위한 소양이 필수적이라는 말이다.

"많은 지원자들이 면접이 단순한 사회적 상식을 답하는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완벽한 착각이죠. 말을 통해서 나오는 나의 생각 그리고 논리적 사고, 판단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자리입니다. 나의 생각과 말이 하루 아침에 변할 수 없듯이 꾸준히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말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로스쿨이라는 특징을 고려한 전략적 준비도 필요하다. 법적인 쟁점을 묻는 질문에는 맥을 꿰뚫는 법적 해석이 반드시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런 면접에는 소위 '룰(rule)'이 존재한다. 공식처럼 요구되는 사항들도 존재한다. 전문가가 아니면 대답은 상대가 요구하는 기준에 크게 못 미칠 수 밖에 없다. 전문가의 조언은 그래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로스쿨 지원자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간절함이 가장 중요하다. 면접이든 자소서든 간절함이 보이는 지원자에겐 평가자가 마음의 문을 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눈을 헝겊으로 가린 여성이 있다. 한 손에는 법전을, 반대편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는 그리스 신화 속의 법과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어(Astraea)의 모습이다. 눈을 가려 주관적인 생각을 버리고, 저울을 들며 공평하고 정의롭게 평가하며, 법전으로 엄격히 다스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면 준비는 끝났다.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과 정의를 향한 굳건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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