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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시간이 모자라는 당신을 위한 타임 리치로 사는법

김포대학교 한광식 교수

최근 워킹 푸어, 하우스 푸어에 이어 '타임 푸어(Time Poor)'라는 신조어가 떠오르고 있다. 타임 푸어란 시간(Time)과 빈곤(Poor)이 합쳐진 단어로 아무리 시간을 절약해도 늘 일에 쫓겨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 또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노동인구의 42%가 시간 빈곤 상태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OECD 국가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삶의 질 만족도 조사에서도 한국 순위가 하위권에 머무는 것 역시 시간 주인이 아닌 노예로 살아가는 한국인의 타임 푸어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타임 푸어가 생기게 된 사회적 배경은 무엇인가. 

바로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다. 사람들은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늘 또 다른 경쟁의 출발선을 향해 달려간다. 10대는 입시를 위해, 20대는 취업을 위해, 30대는 승진을 위해 계속해서 경쟁한다. 능력 위주의 사회에서 남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자기 발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자연스레 시간은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우리는 속도를 중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사람들은 바빠졌다.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잡은 사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가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인식때문에 많은 사람이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는 타임 푸어족이 양산되는 것은 이에 기인한다. 

시간에 허덕이며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일상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삶과 일의 적절한 조화를 유지하는 타임 리치(Time Rich)로 사는 법은 무엇일까.

첫째, 시간의 한정성을 인식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중요한 일에 집중투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신(神)이 아니기 때문에 24시간이 모자란다고 해서 하루를 36시간으로 늘릴 수도 없고 24시간이 아까워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만다. 따라서 한정된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둘째, 파레토 법칙(Pareto’ s Law)을 활용해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다.

파레토 법칙은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가 주장한 이론으로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즉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20%의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80%의 결과를 수행한 것과 같다는 이론이다.

셋째, 시간 밖 능력 밖의 일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소신이 필요하다.

한국인이 타임 푸어 문제를 겪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슈퍼맨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잘해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능력과 시간은 한정적이므로 모든 일을 다 잘해낼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되 시간 밖, 능력 밖의 일에 대해서는 과감히 "No!"라고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 허무에 빠지긴 쉽다. 그렇다고 시간 빈곤 상태에 머무르는 것은 이제 그만. 한정된 시간 속에서 자기만의 속도를 창안하며 타임 리치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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