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세계시민교육-미래를 위한 준비

어윤일 경희사이버대학교 부총장

어윤일 경희사이버대 부총장
어윤일 경희사이버대 부총장
최근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세계시민교육이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전세계적 문제들에 대해 지역적 또는 세계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과 학습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활동을 뜻한다.

이를 통해 학습자들이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포용적이면서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엔이 향후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내 건 새로운 핵심 교육 의제 중 하나로 설정돼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그렇다면 세계시민교육은 단지 문화를 이해하고, 시민으로서 책임을 지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삶에 참여하기 위해 독려하는 교육일까?

아니면 21세기식 글로벌 사회 안에서 새로운 대중을 인식하기 위해 고안된 또 다른 이념적 형태의 교육일까?

얼핏 보아서는 세계시민교육은 기존에 이뤄졌던 인권교육,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국제이해 교육 등과 별 차이점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면밀히 살펴보면 세계시민교육은 위의 교육들의 연장선에서 이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세계시민교육이 다양한 용어, 개념적 프레임워크, 목표 및 기저에 깔린 가정 등으로 둘러싸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세계시민교육의 맥도날드화, 맥도날디제이션(McDonaldization)

불과 몇년 사이 국내의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한 예로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해 세계시민 프로그램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지난 1983년 사회학자 조지 리처(George Ritzer)가 표현한 단어 ‘맥도날드화(맥도날디제이션, McDonaldization)’를 연상하게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맥도날드가 세계로 퍼지면서 동시에 미국적 가치 또한 함께 전파됨을 의미하는 맥도날드화는 대량생산으로 인해 목표(타겟, target) 지역의 문화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는 잠재력, 더 나아가 한 사회의 문화가 희석되는 상황에 비춰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는 효율성 증대 및 사회 전체에 대한 통합 기능 패러다임을 위한 표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빠르고, 편리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램 디자인과, 최소한의 전문가 투입을 통해 교육의 목적과 예상 결과가 모호해지고 있는 세계시민교육의 교육 과정과 내용들을 상기시키게 한다.

분명한 점은, 세계시민교육은 단순히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다양한 기관들에서 제공되는 많은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들은 교육 내용의 전후관계를 충분히 고려치 않고 선진국의 기존 프로그램을 엉성하게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시민교육은 위에서 언급됐던 맥도날드화의 영향을 주의해야 하며, 반드시 그 지역 문화에 기반해 세심한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지역문화, 협업과 인터넷의 사용

대부분 '읽고 쓰기' 기반의 국내교육 체제 안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교실 밖 참 교육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시민 참여 및 국제 이해의 증진은 어쩌면 무리한 기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시민교육의 실천에 있어 '풀뿌리' 수준에서의 협력과 혁신은 교육의 성공 핵심 요인이므로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를 통한 학습 과정에 노출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 작업은 온라인을 통해 실행될 수 있다. 이미 인터넷의 사용을 통해 국경을 초월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연결, 공유는 국내 몇몇 학교 및 서구권 교실 안에서는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협력적 프로젝트의 주제는 경제, 세계 정치, 환경, 인권 등 다양하다. 세계시민교육을 제공함에 있어 학문과 국경을 넘어 혁신과 창조적인 업무, 그리고 협력의 우선시는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필수적이다. 

일부 학생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타인의 삶에 대해 무심하거나, 삶의 불평등에 대해 그저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할 그들의 현실로만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일부 학생들은 국가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의 확산에 대해 반대할 수도 있다.

학생들의 도덕적 역량을 성장시킨다는 생각 역시, 누구의 가치이며 동시에 이처럼 섬세한교육을 실행하는 주체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고 발전시켜나가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도 있다. 

사회과학 분야에 있어 문제가 없는 개념이나 용어는 없다. 동시에 일부 교육자들이나 조직들에 의해 반대 없는 아이디어 또한 없다. 좋건 나쁘건, 세계시민교육은 의심할 여지없이 학문적이고 철학적 논쟁을 끊임없이 야기할 것이다.

몇몇 국가 내에서는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회의론도 보여진다. 예컨데, 브릭스(BRICS: Brazil, India, Russia, China) 국가들의 경우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와 같은 비관론은 다음과 같은데서 연유한다. 지난 10년간 브릭스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놀라울 만한 성장을 이뤄왔으나 아직 국가교육시스템의 안정을 위해선 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브릭스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계속 변화 중이므로 교육 체계 또한 불안정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일반인의 관심과 이익과는 거리가 먼 세계시민교육 목표를 널리 장려하는 것은 기대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동시에 일반인들은 개개인의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가 어렵다.

▲교육플랫폼으로서의 세계시민교육-협력과 혁신의 가능성

세계시민교육은 하나의 특정 학문 주제나 과목으로 취급되어지기 보다 모든 학습과 교육을 '하나의 원'안에서 아우르며 전인적 교육을 목표결과로 도출하는 플랫폼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전인교육은 주요 학습 영역의 결합을 통해 지역사회와 세계에 대한 학습자의 책임을 독려한다. 또한 학습과 행동, 복지, 그리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적인 활동을 전제한다.

우리의 현재 학습 환경은 '협력' 보다 '경쟁'을 야기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경쟁 구도 교육 구조 내에서 우리는 학생들이 다른 학생의 성공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을 다소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세계시민교육이 현재 교육 구조 안에서 기존 과목들과 직물을 엮어내는 것처럼 잘 통합하면서 교육플랫폼으로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면, 학습에 대한 역량, 태도, 가치를 함께 높이며 학습자의 평생학습 능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때, 세계시민교육은 그동안 지속됐던 전통적 주입식 교육을 부드럽고 참신하게 바꿀 수 있는 획기적 교육이다.

이는 현재 교육 관행의 근본적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며 국내 교육내 게임의 규칙을 바꿀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시민교육과 현 교육체계와의 상호연계 및 적절한 통합은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미래 교육의 혁신안이 될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의 역할과 교사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

현재 우리는 혁신의 문화로 향하고 있다. 세계가 정보사회에서 지식사회로 이동함에 따라 교육의 모든 수준에서도 학습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오늘날의 교실에서 평생 학습 역량을 가르치는 것은 학생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현재 다양한 교육을 이뤄지고 있으나, 넓은 시각이 필요한 현대 사회에서 세계시민교육이 문화적 소양과 다양성을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평생학습 능력을 확대해주는 학습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다.

무엇보다 세계시민교육의 실행에 앞서 우리는 학생들을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교육자 양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적절한 교사양성 프로그램이 선행돼야 한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현재 당면하고 있는 글로벌 문제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제시하고, 학습을 통해 세계시민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이들의 전문적 능력 개발을 위한 교사양성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보다 체계적 접근 방식, 적절하고 분석적인 교육과정 프레임워크, 정책과 자원의 개발 및 전문적 교사역량 개발 기회 증대 등 여러가지 선행돼야 할 일이 많다. 

앞으로 세계시민교육은 국내의 다양한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재구성해 추진해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가까운 장래에 세계시민교육의 미래는 곧 나침반 없는 여행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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